성경:사사기18:1-10              단지파의 정탐

  본문에 보면 단지파가 아직 기업의 땅을 다 차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1절). 조금 특이합니다. 벌써 가나안 땅에 들어온 지 꽤 오랜 세월이 흘렀을 텐데 아직도 기업을 다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니 말입니다. 그 동안 단지파는 무엇을 했는지 참 궁금합니다. 이러한 궁금증이 여호수아 19장에서 풀립니다(수19:40-48). 즉 단지파는 기업으로 받은 땅이 있었고 거기서 멈추지 않고 더욱 노력하여 더 많은 땅을 기업으로 얻게 된 것입니다. 본문은 어떻게 단지파가 기업을 넓히었는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단지파는 그들의 얻은 기업 중 소라와 에스다올에 우선 정착하여 살다가 자신들의 세력이 커지자(예를 들어 '인구') 더 많은 경작지가 필요하였기에 본격적인 기업 확장에 나선 것입니다.

Ⅰ. 다섯 명의 정탐꾼
  단지파에서 뽑힌 다섯 사람은 정탐하러 가다가 중간에 에브라임 산지 미가의 집에 들릅니다(2절). 그곳에서 미가의 집에 제사장으로 고용된 레위 사람을 만나 그로부터 자초지종을 듣습니다. 이에 다섯 사람은 레위 사람에게 하나님의 뜻을 묻습니다(5절). 다섯 사람의 나름대로의 신앙입니다. 무슨 일을 본격적으로 하기 전 주 하나님의 뜻을 찾는 모습은 귀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섯 사람이 레위 사람에게 주님의 뜻을 물을 수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정말 그 레위 사람을 하나님의 제사장으로 볼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사실 이 점이 본문 해석에 큰 어려움입니다. 일개 개인을 위한 제사장을 적법성을 띤 하나님의 제사장으로 볼 수 있을까요? 이 면에 있어서 다섯 사람도 영적 분별력이 없었습니다. 분명히 문제의 소지가 다분히 있는 제사장입니다. 과연 정당한 절차를 따라 세움 받은 제사장인가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하는데 이를 무시하고 단지 제사장이란 말에 주님의 뜻을 물었던 것입니다.

Ⅱ. 일이 잘 풀리는 정탐꾼들
  미가의 집에 속한 제사장이 정탐꾼들의 귀에 가는 길이 형통할 것이라는 말을 들려주자(6절) 다섯 사람은 기대를 가지고 떠나고 정말 일이 술술 잘 풀리는 경험을 합니다(7절). 참 이상하죠. 적법성에 문제가 있는 제사장의 말대로 잘 되어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렇다면 미가집의 제사장이 답변한 분문 6절을 그가 하나님께 받은 계시로 이해해야 할까요? 쉽게 속단하여 해석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성공적인 정탐을 마친 다섯 사람이 단지파에게로 돌아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보고하여 이르기를 주 하나님이 주신 땅이라고 전달합니다(9-10절). 점점 더 해석상의 혼란을 가져다줍니다. 정상적인 루트가 아닌데도 일은 잘 되어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한가지 정리합시다. 정상적인 코스가 아닌 곳에서도 얼마든지 일이 잘 풀어지는 경우가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즉 우리 주 하나님께서 잠시 허용은 하시되 인정은 하여 주시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본문은 미가 한 개인의 그릇된 신앙관이 점차 어떻게 단지파로 퍼지는 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쉽게 오해는 말고 본문을 하나님의 관점에서 단지파의 신앙적 타락이란 맥락에서 관찰하여야 합니다. 본문에 이어지는 11절 이하에서 이 면이 분명하게 부각됩니다.  

성경:사사기18:11-31              단지파의 탈선

  정탐꾼 다섯 사람으로부터 낙관적인 보고를 받은 단지파는 지체하지 않고 출정을 합니다. 육백 명의 정예 군사들이 미리 정탐하여 지리를 익힌 다섯 사람이 앞서 인도하는 대로 따라갑니다.

Ⅰ. 속물(俗物) 인생들(13-26절)
  그런데 다섯 사람의 정탐꾼들은 단지파의 군사들을 미가의 집으로 이끕니다. 지금 단지파는 영토 확장을 위한 싸움을 하기 위해 가는 길입니다. 가는 길에 위치한 미가의 집은 그냥 지나쳐야 합니다. 상관할 바가 아닙니다. 그런데 미가의 집을 지나치지 않고 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다섯 사람의 머리 속에는 미가의 집에 있는 물건들이 탐났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미가가 만든 신상, 에봇, 드라빔 그리고 그것을 관장하는 레위 사람입니다. 그래서 다섯 사람의 욕심이 단지파를 자극하여 그것들을 강제로 탈취하도록 부추긴 것입니다. 미가의 집에 있는 것은 단지파의 소유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단지파는 거리낌없이 미가의 소유물을 빼앗아 버립니다.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일은 죄악입니다. 도적이요 강도입니다. 다섯 사람의 욕심에 단지파는 제동 걸지 않았고 오히려 기꺼이 동참합니다. 탐욕에 눈이 먼 인생들입니다.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는 어떤 일도 서슴지 않고 행하는 자들입니다. 나중에 미가가 좇아와서 강력히 항의를 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던 것으로 보아 단지파의 강퍅함이 참으로 컸음을 알 수 있습니다(21-26절). 남의 유익을 구(求)치 않고 자기 이익을 구하는 인생이 속물입니다. 게다가 미가집에 고용된 레위 제사장도 속물의 근성을 드러냅니다. 처음에는 단지파의 불법 행위에 제지를 하는 것처럼 행동은 하였지만 단지파의 파격적인 조건 제시에 귀가 솔깃하여 이내 침묵하고 동조합니다(18-20절). 먹고 살만하니까 명예에 마음이 끌린 레위인입니다. 한 가정의 제사장으로 평생 썩을 수 없고 이제 크게 도약할 절호의 기회가 생겼는데 내 어찌 마다하랴! 얼른 보따리를 싸들고 단지파를 따라 나섭니다(20절). 출세에 의리도 양심도 내팽개치는 속물 레위 제사장입니다. 정도나 적법한 절차를 무시하는 인생이 속물입니다. 참으로 주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없는 사람들이 속물들입니다. 겉으로는 하나님을 더 잘 섬기려고 바둥바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자신들의 욕심을 따라 행동합니다.

Ⅱ. 단지파의 우상 숭배(27-31절)
  미가로부터 신상과 에봇 등을 강제로 탈취한 단지파 사람들은 기업 확장을 위해 싸움터로 달려가 성공적인 영토확장을 마칩니다(27-29절). 속물인 몹쓸 인간들이 잘 되는 것을 보고 의아해하거나 속상해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늘에 계신 주님이 다 보고 있으십니다. 그리고 단지파 사람들은 엉뚱한 일에 열심을 냅니다. 미가로부터 빼앗은 신상을 자기들의 거주지에 세우고 섬깁니다(30절 상반절). 또한 미가의 집에서 영입한 레위인을 자기네 지파의 제사장으로 세웁니다(30절 하반절). 단지파 사람들은 그렇게 하는 것이 하나님을 잘 섬기는 예라고 믿었습니다. 영적 분별력이 하나도 없는 단지파입니다. 스스로 우상 숭배의 덫에 걸려 단단히 탈선한 그들입니다. 그런데도 단지파의 엄청난 탈선 신앙에 대하여 지적해 주는 자가 한사람도 없었습니다. 바로 영적 지도자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저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행동할 따름입니다. 단지파 역시 자신들의 행위에 대한 죄책감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자신들은 주님을 위해 행동했다고 믿었습니다.

  탈선한 미가의 행위가 어떻게 단지파로 전염되었는가를 본문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앙 탈선은 말씀의 부재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바로 가르쳐주는 영적 지도자가 없을 때에 이러한 현상은 급속하게 나타납니다. 바로 잡아 줄 왕이 없을 때에 이스라엘 사람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자신들의 판단에 맞추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