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룻기3:11-13 보아스의 약속과 정도
보아스가 선정적이고 도발적인 룻의 행동을 보고도 그녀를 음탕한 계집으로 보지 않았던 이유는 그녀의 인격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네가 현숙한 여자인줄 나의 성읍 백성이 다 아느니라"(11절 하반절). '현숙한 여인', 신앙과 인격이 탁월하여 몸가짐에 매우 신중함을 보여줍니다. 룻은 결코 남정네의 품이 그리워 함부로 자기 몸을 굴리는 천한 여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보아스는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기에 그는 룻의 순수한 동기, 즉 기업 무르기의 규례를 따라 행하려는 의도를 순수하게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정도(正道)를 벗어나려고까지 하지는 않습니다. 그는 치우침이 없는 매우 신중한 사람이었습니다.
Ⅰ. 보아스의 약속 아무리 하나님이 정하신 기업 무르기 규례를 따라 행한다고 하지만 실제 그 일을 행하는 당사자인 룻은 두려움에 몸이 떨리는 것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혹시 보기 좋게 거부라도 당하면 무슨 개망신인가? 남의 이목을 피해 남정네의 품으로 파고들었는데 나중에라도 누가 이 사실을 알고 소문이라도 내면 어찌 얼굴 들고 살 수 있으랴? 여인으로서 겪을지 모를 수모와 치욕을 어떻게 감당하리요. 염려와 두려움으로 잔뜩 긴장하여 불안에 휩싸여 있는 룻을 향하여 보아스는 우선 안심을 시킵니다. "내 딸아 두려워말라"(11절). 그리고 룻의 순수한 의도를 100% 수용하여 보아스는 한가지 중요한 약속을 합니다. "내가 네 말대로 네게 다 행하리라"(11절 중반절). 이 말을 듣는 순간 룻의 심정은 어떠했을까요? 무겁게 짓누르고 있던 바윗돌이 사라진 자리로 상쾌한 바람이 솔솔 불며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주는 기분 이상일 것입니다. 드디어 문제 해결의 열쇠가 손에 들어왔구나!
Ⅱ. 보아스의 신중함 그런데 보아스는 원칙을 고수하는 정도를 택합니다. 나오미가 청상 과부 며느리 룻을 밤중에 보아스의 잠자리로 보낸 것은 보아스를 통해 기업 무르기에 대한 결론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즉 보아스가 자기네 가정의 기업 무르기의 적임자라 판단하였기 때문입니다. 룻도 마찬가지입니다. 목욕하고 몸에 기름 향수 바르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으면서까지 준비하여 보아스를 야심한 시간에 제 발로 찾아 들었다는 것은 단단한 각오가 되어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런데 보아스는 서두르지 않습니다. 우선 이 밤에 젊고 싱싱한 여체를 가진 룻을 취하고 보자 하는 심정으로 덤벼들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그가 룻에 대하여 아무런 매력을 가지지 않았던 것은 아니라고 사료됩니다. 늙은 자기 자신에게는 너무 과분한 여인이라고 여겼던 보아스입니다. 룻에 대하여 호감을 가지고 있던 차에 먼저 기업 무르기를 내세워 제 발로 찾아왔으니 보아스로서는 너무 신나는 일입니다. 보아스가 룻에 대하여 눈독들이고 먼저 수작을 벌인 것도 아니고, 룻이 먼저 몸을 내맡기며 기업 무르기 규례를 이행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기업 무르기 라는 정당한 명분이 있기에 보아스가 룻을 그 밤에 취하여 동침하여도 불륜이라는 잣대를 가지고 비난받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는 서두르지 않습니다. 그 순간 원칙을 고집합니다. "참으로 나는 네 기업을 무를 자나 무를 자가 나보다 더 가까운 친족이 있으니"(12절). 이어서 기업 무르기의 정당한 절차에 대하여 소상하게 설명합니다(13절). 보아스는 룻을 원했습니다. 그래서 기업 무르기에 대한 약속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원칙과 정도를 벗어 난 기업 무르기는 원치 않았습니다. 그는 분별력이 있는 신중한 사람입니다. 길이 아니면 가지 않습니다.
나오미와 룻이 놓친 점을 보아스는 놓치지 않았습니다. 나오미와 룻은 기업 무르기 하는 커다란 틀 안에서만 바라보았고 보아스는 그 틀을 적용하는 정도와 원칙이라는 실제적인 면을 예리하게 바라보았습니다. 보아스의 영성이 매우 깊습니다. 주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급하게 서두르다가 중요한 작은 부분을 빠트리는 누를 범해서는 안 됩니다. 작아도 정도라면 살피는 것이 더욱 성숙한 정도(正道)입니다.
성경:룻기3:14-18 보아스의 열심(1)
신앙은 인격을 빛나게 해줍니다. 보아스의 모든 행동은 신앙에서 비롯된 것이고 그 신앙은 그의 일상에서 아름다운 인격으로 빛을 발합니다. 인격은 남을 위한 배려를 통해 잘 나타납니다. 즉 이기주의를 버리고 이타주의로 자기 자신을 희생하려는 자세에서 증거됩니다. 특히 보아스가 나오미와 룻에 대하여 보여 준 태도에서 이 면이 돋보이게 드러납니다.
Ⅰ. 나오미와 룻을 선대한 보아스 보리 이삭을 줍는 룻을 괄시하지 않고 친절을 베풀었던 보아스는 또 다시 그녀에게 따뜻한 배려를 해 줍니다. 한밤중에 목욕하고 찾아 온 룻을 욕정에 휩싸여 범하지 않고 보호해 주고, 행여 불미스러운 소문이 나지 않도록 동이 트기 전 그녀를 챙겨 떠나도록 신경도 써 줍니다. 게다가 룻을 빈손으로 돌려보내지 않고 머리에 이을 정도의 많은 양의 보리를 먹을 식량으로 줍니다(14-15절). 매사에 신중하고 자기 자신보다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일을 처리합니다. 사실 보아스가 이렇게 하는 데는 지난 밤 룻에게 한 약속에 대한 책임을 강하게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아도 괜찮을 둣 합니다. 그는 간밤 주 하나님을 두고 기업 무르기에 대한 성실한 이행 약속을 하였습니다(룻3:11-13). 거룩한 부담감이 그의 가슴을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니 더욱 나오미와 룻에게 신경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 그는 가난한 자들에 대하여 긍휼 베풀기에 인색하지 않았던 아름다운 성품을 지닌 자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고아와 과부를 돌보라는 주님의 말씀이 그의 심장에 박혀 있었습니다.
Ⅱ. 보아스에 대한 기대 이른 아침 며느리 룻이 돌아오자 나오미는 궁금함에 견디지 못합니다. "내 딸아 어떻게 되었느냐"(16절 중반절). 어쩌면 지난 밤 나오미는 자신과 며느리가 함께 건 짜릿한 모험에 대한 생각으로 잠을 뒤척였을 것입니다. 아침에 며느리가 무사히 돌아오자 일단 안심을 하며 상황이 어떻게 되었나를 묻습니다. 이에 룻은 하나도 숨기지 않고 자세히 상황 설명을 해 드립니다. 그리고 보아스가 시어머니 나오미를 위하여 보낸 보리에 대한 것을 덧붙이고 끝을 맺습니다. 며느리의 보고를 다 들은 나오미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 딸아 이 사건이 어떻게 되는 것을 알기까지 가만히 앉아 있으라 그 사람이 오늘날 이 일을 성취하기 전에는 쉬지 아니하리라"(18절). 나오미는 두 가지를 확신을 밝힙니다. 자기네 가정의 기업 무르기 문제가 보아스의 손으로 넘어 갔다는 것과 그 문제를 넘겨받은 보아스가 해결을 위하여 쉬지 않고 뛸 것이라는 점입니다. 한마디로 보아스의 열심이 나오미의 가정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말입니다. 나오미는 보아스에게 단단한 기대를 겁니다. 여기서 우리는 나오미의 확신에 비추어 보아스의 열심에 대하여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는 말로 때우는 자가 아니라 자신이 한 말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자입니다. 그는 신실한 사람입니다. "그 사람이 오늘날 이 일을 성취하기 전에는 쉬지 아니하리라". 약속은 쉽게 해 놓고 이행은 차일피일 미루는 자가 아닙니다. 보아스는 깊은 신뢰감을 주는 자입니다. 열과 성을 다해 약속은 반드시 지키려고 뛰는 자입니다.
나오미가 보아스에 대하여 깊은 신뢰를 가졌던 것은 그녀가 직접 그를 겪어 보고 배웠기 때문이 아닙니다. 며느리 룻을 통해 간접적으로 알게 된 사실이 더 많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한 두 번 하는 행동을 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다는 말처럼 그녀는 보아스가 룻과 자신에게 보여 준 행동을 보고 그의 성실함과 열심에 대하여 인정하여 큰 신뢰감을 가졌습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신뢰감을 심어주는 데는 어렵지 않습니다. 말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면 됩니다. 즉 말과 행동이 일치하려는 몸부림에 사람들은 깊은 신뢰감을 가집니다. 나오미의 판단과 확신이 틀리지 않았음이 이어지는 룻기 4장에서 잘 알 수 있습니다. |